통계청 ‘3월 고용동향’ 발표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수출과 소비에 이어 고용 상황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가 여전히 줄고 있어 구직자들이 피부로 체감할 만한 훈풍(薰風)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 취업자 15개월 만에 최대 증가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26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2580만 명)보다 46만7000명 늘었다. 2015년 12월(49만5000명)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건설, 도소매업 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아지면서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며 “특히 건설의 경우 수주 등 경기지표가 좋은 점이 취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전체 고용률은 60.2%로 작년 동기(59.6%) 대비 0.6%포인트 높아졌다. 3월 기준 1997년(60.2%)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한동안 증가폭이 미미했던 취업자 수가 늘면서 경기 회복이 고용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출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2월 소비판매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에 반등한 점도 이런 기대감에 힘을 싣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과 생산이 회복되면서 1분기(1∼3월) 고용지표도 예상을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 제조업 ‘나 홀로 부진’은 여전
하지만 이 같은 취업자 증가가 향후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전체 일자리의 약 20%를 차지하는 제조업 활력이 여전히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늘어난 일자리 중 상당 부분은 일용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라 고용을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해석이 있다. 부동산 경기 호황 등으로 3월 건설업 취업자가 16만4000명 늘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일용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일용직 근로자는 141만4000명으로 1년 새 5만8000명 늘었다. 구조조정 등으로 실직한 사람들이 창업에 몰리면서 자영업자도 1년 새 12만7000명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고용시장과 경기 회복세가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여전히 70% 안팎의 낮은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기업도 투자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