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이 어제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후보의 딸 설희 씨의 재산이 예금과 보험을 포함해 약 1억1200만 원”이라며 “2013년식 시가 2만 달러 안팎의 자동차 1대가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과 주식은 없으며 미국 국적이나 영주권을 신청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재산은 부모와 조모로부터 물려받은 것과 연 3000만∼4000만 원 소득 일부를 저축한 것이라고 한다. 28세 학생 신분으로선 적지 않은 돈이다.
안 후보는 2014년부터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화학과 박사과정을 밟으며 조교를 하는 설희 씨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안 후보 딸이) 공개해선 안 될 재산이 있는 게 아니냐”며 압박하자 딸의 재산을 공개한 것이다. 안 후보 측 공개 사실이 맞는지 추가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안 후보의 딸 재산 논란은 사실 아들의 특혜 취업 의혹을 받고 있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 측에서 ‘물 타기’ 차원에서 제기한 것이다. 문 후보 아들 준용 씨의 2006년 12월 한국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민주당에서 안 후보의 딸 재산에 ‘맞불’을 놓았다. 안 후보 측이 딸 재산 문제를 밝힌 이상 문 후보도 아들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해명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문 후보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시절 노동비서관으로 있던 권재철 전 고용정보원장과의 관계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 권 전 원장은 어제 “절차적 문제는 있었지만 특혜는 없었다”고 했지만 믿기 어렵다. 청년들은 오늘도 스펙을 하나라도 더 갖추려고 발버둥치며 자신들을 ‘호모 스펙타쿠스(Homo-SPECtacus)’라고 자조하는 우울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