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50주년… 123층 월드타워 오픈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롯데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기념식에서 ‘뉴롯데 램프’에 불을 켜고 있다. 이 램프는 새로운 50년을 향한 희망의 불빛을 상징한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롯데그룹 제공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23층 전망대로 올라가는 지하 1층에 긴 줄이 늘어섰다. 이날 개장한 롯데월드타워를 둘러보고, 전망대를 구경하려는 인파가 몰린 것이다. 오후 3시 30분이 되자 이미 오후 9시 시간대의 관람 티켓이 매진됐다. 서울스카이의 안내 직원은 “아침부터 고객들이 몰렸다. 전날 불꽃축제 영향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스카이를 찾았다 표가 없어 발길을 돌리던 한 50대 부부는 “불꽃축제를 언론을 통해 접하고 궁금해서 와봤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초고층) 빌딩이 생겨 자랑스럽다. 다음에 또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123층 롯데월드타워가 문을 열었다. 롯데그룹의 30년 숙원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롯데는 1987년 사업 부지를 선정하며 초고층빌딩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빌딩 높이를 낮추거나 차라리 아파트를 짓자는 주변의 제안을 물리치면서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를 지어야 한다”고 초고층 빌딩 건설을 고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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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1967년 롯데제과로 출범한 지 반세기 만에 오늘 (롯데월드타워로) 롯데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롯데월드타워로 연간 10조 원의 경제효과, 2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의 잔칫날에 정작 주인공이 되어야 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안타까워하는 임직원도 적지 않았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꼭 기념식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찾아와 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초청장을 보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랜 시간 동안 롯데의 탄생을 위해 일생을 바친 신격호 총괄회장님께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 개장과 함께 롯데는 양적 성장에 집중했던 과거를 잊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롯데월드타워가 문을 연 3일은 롯데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일이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새로운 비전으로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Lifetime Value creator)’를 내세우며 고객 생활에 가치를 더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선포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질적 성장 중심의 경영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뉴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는 2009년 발표한 비전인 ‘2018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매출 200조 원 돌파)’을 버리고, 고객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좋은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앞세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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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경영 방침으로 △투명경영 △핵심역량 강화 △가치경영 △현장경영을 정했다. 특히 투명경영을 밑바탕에 두고 핵심역량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또 가치경영을 통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제고하고 현장경영을 통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는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데 따른 내부 인사평가 기준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새로운 롯데는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공동의 가치를 창출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투명한 경영구조를 갖춰 고객과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곽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