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여성 할례’ 행해져…“생식기 일부 혹은 전체 적출”

사진=동아일보DB

미국 내에서 ‘여성 할례’가 은밀하게 행해지고 있어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FBI는 ‘여성 할례’를 국제적 인권침해 범죄로 규정하고 여성에게 할례를 시술하거나 이를 강요하는 행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케리 스파크스 FBI 특별요원은 “미국 내에서 소녀들에 대한 할례 시술이 은밀히 자행되고 있다”며 “일부 소녀는 방학을 맞아 할례 시술을 위해 외국으로 나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여성 할례’란 여성 생식기 ‘음핵’의 일부분 혹은 전체를 적출하는 수술이다. 여성 할례는 여성의 성기능을 불구로 만드는 반인권적인 수술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으나, 일부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서는 여전히 여성 할례를 ‘소녀의 순수성과 결혼 자격’을 보장하는 문화적 관습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중동 29개국의 여성 1억 3300만 명이상이 할례를 경험했으며, 매일 9800명, 매년 3600만 명이 할례를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미국 내 여성 할례는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가정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행해지며, 성형수술이나 질 성형으로 위장해 이뤄지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50만 명이 넘는 여성이 이미 할례를 받았거나, 할례를 받을 위험에 처해있다. 이는 1990년 조사 때보다 3배나 증가한 수치이다.

사만다 쉐로 FBI 대변인은 “FBI는 이 끔찍한 범죄를 조사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와 법 집행기관들과 협력해 정보를 수집하는 등 수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3년 미국 연방 의회는 ‘여성 할례 이동 금지법’을 제정했으며, 50개 주 가운데 24개 주는 할례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26개 주에서 할례는 불법이 아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