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성공]3년만에 전체 모습 드러낸 세월호 해저 부딪힌 배 왼쪽 곳곳 찌그러져… 선수작업때 생긴 와이어 자국 선명 객실-화물칸 배수작업 마무리… 목포신항 취재 내외신 1000여명 신청
운반선에 올려진 세월호… 이르면 28일 목포신항으로 출발 2년 11개월 만에 참혹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에서 반잠수식 선박인 화이트말린 위에 실려 목포신항을 향해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세월호는 강한 조류를 온몸으로 받아낸 시간을 보여주듯 온통 시커먼 흙으로 뒤덮여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 참혹한 외관, 기울어진 방향타
반잠수식 선박인 ‘화이트말린’에 올려진 세월호는 26일 오전 선체 전부를 드러냈다. 선체의 방향타(위쪽 사진 실선 안)는 휘어진 채로 발견됐지만 검찰 조사 결과나 이준석 선장의 진술과는 달리 심하게 꺾인 모습은 아니었다. 선체 앞쪽에서는 지난해 6월 인양 작업의 첫 단계였던 선수 들기 작업 도중 와이어가 파고 들어간 길이 6m와 7m의 흔적(아래쪽 사진 실선 안)이 보였다. 진도=박영철 skyblue@donga.com·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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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이 도운 인양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무사히 올려놓기까지는 ‘하늘이 도왔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날씨가 큰 역할을 했다. 세월호는 22∼24일 3일의 소조기(小潮期·간조와 만조의 차가 작아 조류가 느려지는 시기)를 이용해 반잠수식 선박에 안착해야 했다. 따라서 이 기간 파도 높이는 1m 미만, 풍속은 초속 10m 미만이어야 했다.
날씨가 지난해 이맘때 같았더라면 인양은 장담하기 어려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사고 해역에서 지난해 3월 21, 22일 높이 0.2∼0.7m로 평온함을 유지했던 파도는 23, 24일 1.2m를 넘나들었다. 인양 시 가장 우려되는 것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철조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첫째도 기상, 둘째도 기상, 셋째도 기상”이라고 대답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사고 해역의 파도는 ‘과연 날씨가 기다려줄까’ 하고 마음 졸인 미수습자 가족들의 바람을 들은 듯 인양 기간 내내 잔잔했다. 인양 직전인 21일까지만 해도 1.2m까지 높아졌던 파도는 22∼24일 내내 0.3∼0.5m 수준을 유지했다. 25일 0시쯤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 도킹을 시작해 완전히 선적된 오전 4시 10분까지도 파도는 평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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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에서 물을 빼낸 뒤에는 남은 기름을 제거한 다음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단단히 묶는 작업이 남아 있다. 무게가 1만 t이나 되는 세월호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야 한다.
이르면 28일에는 세월호 선체가 목포신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세월호를 선적한 반잠수식 선박은 동거차도와 서거차도의 오른쪽으로 빙 둘러 북쪽으로 향한 뒤 불도에 잠깐 정박한다. 여기서 크기가 큰 반잠수식 선박이 좁은 항로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도선사를 태우고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반잠수식 선박은 시속 8∼10km로 움직일 예정이어서 약 10∼12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가 옮겨질 목포신항에는 CNN, BBC, 중국중앙(CC)TV, 알자지라 등 국내외 취재진 1000여 명이 사전 취재 신청을 하는 등 열띤 취재 열기를 반영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