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현재 극심한 청년실업 문제에 시달리고 있지만 2020년 이후 인력난을 걱정해야 할 시기가 올 수도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19개 국가가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경험했습니다.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예외적으로 다시 인구가 증가 추세로 돌아선 나라를 제외하고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본은 1995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결과 현재 생산가능인구는 최고점 대비 88% 수준에 불과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스페인,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과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 지역에서도 생산인력이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경제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앞서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경험한 국가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인구 감소 초기에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현상을 경험한 국가들이 여럿 있습니다. 일본과 남유럽의 경우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고 소비 부진으로 마이너스 경제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현상이 단순히 인구 감소 때문만이라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가장 왕성한 생산력과 소비력을 갖춘 30, 40대 인구가 줄어들면서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초래하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도 지금은 극심한 청년실업 문제에 시달리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청년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20년 이후 인력난을 걱정해야 할 시기가 올 수 있습니다. 특히 청년인구 고용 비중은 높으면서 미래 수요가 확대될 의료, 정보통신, 연구개발 분야에서 인력난이 우려됩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인력 부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외국인 고급 인력 유치, 저출산 대책 등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