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돋보이는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극단 피악 제공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합격점이다. 각색도 함께한 나진환 연출가(극단 피악 대표)는 친부 살해를 소재로 인간의 탐욕과 죄의식 등을 다각도로 비추며 인간 존재와 신의 의미를 깊이 고찰한 원작의 핵심을 정연하게 추려내 안정감 있게 연출했다.
배우들의 명품 연기는 무대를 한껏 달군다. 도스토옙스키가 작품을 설명하는 극중극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도스토옙스키와 대심문관, 식객 등 1인 다역을 맡은 정동환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1부의 하이라이트인 ‘대심문관’에서 인간의 자유 의지와 본성, 신의 의도 등에 대한 의문과 주장을 그리스도에게 쏟아낼 때는 집중력 높은 연기로 깊은 내공을 확인시켜 줬다. 2부에서 탐욕과 파괴 본능을 상징하는 식객으로 분해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환기시키고 조롱해, 보는 이마저 마음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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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