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헤라 서울패션위크 개막
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7 가을겨울(FW) 헤라 서울패션위크’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구호 총감독(왼쪽), 김윤희 서울디자인재단 패션문화 본부장.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국내 최대 패션 축제 ‘헤라 서울패션위크’의 화두도 ‘중국 리스크’였다. 서울패션위크를 찾는 해외 바이어의 60%가 중국에서 오는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수주 감소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패션위크는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다.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드 영향이 전혀 없진 않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이너의 상품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정치 외교적 이슈가 생겨도 사고 싶은 옷, 입고 싶은 옷을 만들면 소비자가 안 살 수 없다는 얘기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하는 헤라 서울패션위크는 2000년부터 매년 3월과 10월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들의 한 계절 앞선 작품을 선보여 왔다. 디자이너들과 패션인들의 축제이자 세계 시장에 K패션의 존재감을 알리는 창 역할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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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은 “바이어가 1200명 이상은 와야 활발한 수주가 이뤄지는데 아직 우리나라를 찾는 바이어는 300∼500명 수준이다. 그래도 매년 수주가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5대 패션위크의 위상을 두고 한중일 경쟁도 치열하다. 이미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레이 가와쿠보 등을 배출한 일본 도쿄(東京), 잠재 소비 시장을 바탕으로 뜨고 있는 중국 상하이(上海)가 서울과 아시아 패션위크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정 감독은 “한 바이어를 어떻게든 서울로 데려오려 했는데 도쿄에 가야 한다고 거절하더라”고 전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해외 시장에 알리는 노력은 결실을 보고 있다.
서울패션위크에서 다져진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를 통해 ‘무홍’ ‘디그낙’ 등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홍콩 레인크로퍼드 백화점 등에 입점했다. ‘블라인드니스’는 권위 있는 패션 신인상인 2017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프라이즈의 우승 후보에 올라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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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은 “일본이나 중국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디자이너가 10명 이상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에 실력 있는 디자이너가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