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매스스타트도 우승… 단일대회 한국인 최다관왕 생각보다 깊게 베인 상처 보여주며 “은퇴까지 아시아 전무후무 선수로” 쇼트트랙 기술 접목해 코너링 탁월 “후배들이 잘 따라붙고 도와줘 역전”
이승훈이 23일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 한 뒤 환호하고 있다. 이승훈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겨울아시아경기 4관왕을 차지했다. 오비히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3일 일본 홋카이도 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매스스타트에서 우승한 이승훈(29·대한항공)은 다리를 걷어 올리며 상처를 보여줬다. 10일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팀 추월 도중 스케이트 날에 베인 상처였다.
이승훈의 오른쪽 정강이에 꿰맨 자국이 선명하다. 오비히로=유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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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은 직선 주로에서 거리를 유지하고 체력을 아끼면서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승부를 건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관계자는 “쇼트트랙 경기장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보다 곡선 구간이 작고 좁다. 작은 원을 도는 데 익숙한 쇼트트랙 선수들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 오면 심리적으로 편하게 코너 바깥이든 안쪽이든 자유자재로 속도를 낼 수 있다. 이승훈이 직선 주행 능력이 월등하지는 않지만 코너링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충분히 순위를 뒤집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승훈의 훈련 90%는 쇼트트랙 훈련이라고 보면 된다”며 “이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주무기로 쓰는 칼이 하나면 안 된다. ‘쌍칼’을 갖고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후배들이 도와줘서 4관왕을 했다. 세계선수권에서 부상을 당한 뒤 3일 동안 통증도 심하고 해서 시즌을 접을까 했다. 꿰맨 부위의 통증이 실밥 당기는 정도로 줄어 아시아경기에 나섰는데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일본 선수가 초반에 치고 나갔으나 김민석과 이진영이 잘 따라붙고 도와줬다. 매스스타트를 하면서 쇼트트랙식 경기 운영을 이해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우리 후배들은 나와 호흡을 잘 맞췄다”며 “평창 올림픽에는 유럽 선수들도 많이 나올 텐데 쇼트트랙에 강한 내 장점을 살려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오비히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