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시인 양성우 회고록 펴내… 옥중서 혼인신고 등 일화 소개 “문화예술 지원은 차별없어야”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일침
젊은 시절을 돌아보는 내용의 책을 낸 양성우 시인.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그는 22일 열린 간담회에서 “자랑거리는 없지만 독자와 다음 세대에게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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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즈음의 서대문 감옥은 이미 반체제 민주인사들로 가득했다. 대표적으로 김지하 시인은… 인혁당 사건이 조작되었음을 폭로하는 글을 동아일보에 게재함으로써 다시 구속된 이래 그때까지 5년 가까이 감옥살이를 하고 있었다. … 건너편 사동의 마주보이는 감방에 갇힌 리영희 교수, 그가 거기에 있어서 나는 든든했으며 덜 외로웠고 덜 심심했다. … 우리는 발을 구르고 플라스틱 식기로 철창을 긁어대면서 ‘유신헌법 철폐하라’ ‘긴급조치 해제하라’고 소리쳤던 것이다.”
양 시인은 장편 시 ‘노예수첩’을 1977년 일본 잡지 ‘세카이’에 게재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79년 가석방됐다. 그가 2012년 재심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한 옛 형법의 국가모독죄가 2015년 위헌 결정이 나기도 했다.
2009∼2012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양 시인은 이날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하늘이 이 풀 저 풀을 가리지 않고 비를 내려주고, 그 결과 숲이 우거지는 것처럼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은 모두에게 이뤄져야 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