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1세대 간판 전이경, 싱가포르 대표 코치로 삿포로 참가 “상화, 올림픽 3연패 도전 자체가 대단… 심석희 평창서 金딸 것 같아 부러워”
전이경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가운데)가 삿포로 마코마나이 빙상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1994년, 1998년 겨울올림픽에서 각각 2관왕을 했던 전 코치는 2015년 11월 싱가포르 대표팀을 맡았다. 삿포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국 여자 쇼트트랙 1세대로 빙판의 원조 ‘여제’로 불렸던 전이경(41)이 27년 만에 삿포로를 다시 찾았다. 1990년 선수로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 참가했던 그는 싱가포르 대표팀 코치가 되어 선수단을 이끌고 왔다.
전 코치는 1994년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와 3000m 계주, 1998년 나가노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같은 종목 2연패를 포함해 올림픽 금메달 개수만 4개. 전 코치는 여름, 겨울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 중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 선수로 남아 있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500m에서 각각 우승해 금메달 2개를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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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현역 시절 날렵했던 영상을 언제 돌려봤는지 기억이 없을 정도고 표창이나 메달도 몇 년 전 금고에 넣어 놓고 열어본 일이 없다”고도 한 그였지만 조국의 후배들에게는 애정 어린 관심과 조언을 잊지 않았다. 전 코치는 “특히 상화는 같은 종목에서 3연패에 도전한다는 자체를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주변에서 너무 스트레스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석희에 대해서는 “나와 같은 쇼트트랙 선수의 길을 가고 있는데 워낙 나무랄 데 없는 선수다. 지금대로만 가면 내가 갖고 있는 올림픽 금메달 4개의 기록은 쉽게 넘어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 2명의 싱가포르 쇼트트랙 선수들을 이끌고 왔다. 그는 ‘쇼트트랙 개발도상국’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선수들이 아시아경기에 출전하게 된 것 자체가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출전 경험을 쌓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후배들의 성공을 기원하던 전 코치는 자신의 딸의 재능에도 관심을 보였다. “6세 막내딸이 스케이트를 탔는데 가능성이 조금 보이더라고요. 쇼트트랙에 재능을 보이면 시켜볼까요?”
삿포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