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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에 탈진 멸종위기 산양을 구하라

입력 | 2017-02-20 03:00:00

올해 2마리 등 7년간 65마리 구조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직원들이 최근 강원 인제군 설악산 장수대 인근에서 구조된 산양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산양 두 마리가 폭설로 먹이를 구하지 못하다 탈진한 상태에서 구조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월 말∼2월 초 강원지방에 내린 폭설로 먹이를 찾지 못해 설악산 인근 저지대로 내려온 산양 두 마리를 최근 구조했다고 19일 밝혔다. 현재 공단 구조센터에서 회복 중이다. 건강이 충분히 회복되면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그렇지 않으면 산양 종 복원을 위한 번식 개체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주로 산악 고지대의 깊은 계곡이나 절벽에서 사는 산양은 바닥에 떨어진 열매나 마른 잎 등을 먹으며 겨울을 버틴다. 눈이 많이 쌓이면 양질의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서식지로 이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벌어진 개체 간 경쟁에서 밀려나면 먹이 부족으로 탈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0년에는 폭설로 산양 22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이런 산양을 보호하기 위해 겨울철마다 서식지를 순찰하고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종복원기술원이 구조한 산양은 총 65마리다. 실제로 이 가운데 80% 이상이 겨울철에 탈진하거나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이런 산양은 한겨울(12∼2월)보다는 3월에 발견될 때가 많다. 구조되는 산양은 암컷보다 수컷이 많고, 2년생 아성체(새끼와 성체의 중간 정도를 이르는 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