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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사드 복안 있다” 안철수 “정은아, 핵 버려라”… 안보 右클릭

입력 | 2017-02-17 03:00:00

[대선 정국]北변수에 野주자들도 궤도 수정




외교자문그룹 ‘국민아그레망’ 발족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오른쪽)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교자문그룹 ‘국민아그레망’ 발족식에 참석해 라종일 전 주일대사의 손을 잡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북한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김정남 피살 등 잇따르는 북한 변수에 안보 이슈 궤도를 수정하려는 야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사실상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해 왔던 야권 대선 주자들도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외교 자문 그룹인 ‘국민 아그레망’ 발대식을 열고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문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우리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외교를 해야 하고, 실사구시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며 “김정남의 사망이 정치적 암살이라면 21세기 문명시대에 있을 수 없는 야만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최종 결정을 다음 정부로 넘겨 준다면 그 문제를 외교적으로 충분히 해결해 낼 그런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다음 정부에서 논의할 일”이라는 입장이었다.

문 전 대표 측은 11월 중국에서 시진핑 정부 2기가 출범하는 등의 외교 지형 변화를 활용해 사드 문제를 새롭게 풀어 갈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관계자는 “사드 배치의 ‘리뷰(검토)’가 ‘리젝트(거부)’는 아니다”며 “북핵 문제를 풀어 가는 여러 차원에서 사드 배치 문제에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성장’의 연구위원장인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존스홉킨슨대 세미나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문 전 대표가 사드 배치를 재검토한다고 한 게 반드시 배치 반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문 전 대표의 외교 자문역으로 12일부터 4박 5일간 워싱턴에서 미 정부 관계자를 만나 문 전 대표의 외교 구상을 설명했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전날(15일) 한 TV방송에 출연해 대통령 당선 시 북한에 보낼 첫 메시지에 대해 “솔직히 표현하면 ‘정은아, 핵을 버려라’이지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가장 먼저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던 국민의당은 노선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 반발이 일자 당초 17일 당론 수정을 논의하려던 것을 21일 의원총회로 미루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특히 정동영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김정남이 피살되고 나서 당론을 뒤집어야 한다면 그건 정말 웃음거리가 된다”며 제동을 걸었다.

관훈토론회 참석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1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반면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재차 선명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사드 배치는 손실 요소가 더 많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또 “탄핵 심판에 대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더라도 결과에 승복하자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중도·보수층 공략을 벤치마킹하는 반면 이 시장은 진보층의 지지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안 지사는 사드 문제에 대해 일찌감치 “한미 동맹국의 약속이므로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쉽게 뒤집을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충남도청 기자간담회에서 “‘안-안(안철수-안희정)’ 대결이 되면 얼마나 좋겠느냐. 미래를 향한 대결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보수 진영 대선 주자들은 ‘강한 안보’를 거듭 강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이날 안보 위기 긴급 토론회를 주최한 뒤 미국이 철수한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를 주장했다. 유 의원은 “전략 자산을 미국 괌이나 일본 오키나와에 두지 말고 한반도에 둬야 바로 (북핵)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홍수영 기자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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