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6년차의 켈리 크래프트가 13일(한국시간) 끝난 AT&T페블비치프로암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저스틴 토마스, 허드슨 스와포드, 존 람 등에 이어 또 다른 무명 돌풍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美 PGA 5년간 80만달러 상금으로 투어 생존
AT&T페블비치 준우승으로 78만달러 벌어
2016∼2017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무명들의 거센 돌풍이 계속되고 있다. 시즌 3승을 거둔 저스틴 토마스를 비롯해 허드슨 스와포드(이상 미국), 존 람(스페인) 등에 이어 켈리 크래프트(미국)가 또 다른 무명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투어 5년차 크래프트에게 부와 명예의 상징인 PGA 투어는 먼 얘기였다. 매년 수천억원의 상금을 놓고 펼쳐지는 PGA 투어에서 크래프트가 지난 6년간 벌어들인 수입은 고작 80만달러(약 9억1000만원)였다. 투어 경비, 캐디피 등을 주고 나면 남는 게 없었다.
2012년부터 시작된 크래프트의 투어 인생은 암울했다. 첫해 10경기를 뛰어 2만4994달러(약 2800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100만달러(약 11억4000만원) 이상을 버는 선수가 해마다 수십명에 이르렀지만, 크래프트는 그 안에 들지 못했다.
PGA 잔류에는 성공했지만, 기회가 많은 것은 아니었다. PGA 투어는 매대회 조금씩 다른 출전 규정을 두고 있다. 대부분 메이저대회 우승자와 최근 1∼2년간 우승한 선수, 전년도 페덱스랭킹 125위 이내, 그리고 생애 총상금 등의 순으로 결정된다. 웹닷컴투어 또는 퀄리파잉토너먼트를 거쳐 올라온 선수들은 그 다음으로 밀려난다.
경쟁의 연속 속에서 크래프트에게도 조금씩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13일(한국시간) 끝난 AT&T페블비치프로암에서 조던 스피스에 이어 단독 2위에 올라 긴 무명생활을 조금이나마 청산했다. 상금으로 받은 77만76000달러(약 8억8500만원)는 지난 6년 동안 그가 벌어들인 수입에 버금간다.
돈도 돈이지만, 투어를 안정적으로 뛸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3년 연속 PGA 투어 잔류가 희망적이다. 준우승으로 페덱스포인트 300점을 획득해 지난주 105위에서 단숨에 20위(393점)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기준 450점 이상이면 125위 이내에 들 가능성이 높다. 남은 대회에서 톱25 이내에 2번만 들어도 시드를 획득할 확률이 높다. 크래프트는 17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제네시스오픈(AT&T 준우승으로 출전권 획득)에서 또 다시 무명 돌풍에 도전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