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호 선수. 스포츠동아 DB
두산 김재호(32)에게 기회를 준 건 2015년 프리미어12였다.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강정호를 대신해 주전 유격수로 나선 그는 팀의 우승에 이바지했다. 그리고 약 15개월 만에 김재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어느새 대표팀에선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마지막까지 동갑내기 이용규(32)를 놓고 저울질을 하던 김인식 대표팀 감독(70)이 12일 주장으로 김재호를 선택한 건 대표팀 구성을 고려한 안배다. 포수 양의지(30), 투수 장원준(32) 등 최종엔트리에 선발된 28명 중 8명이 두산 선수다. 국대 베어스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그중에도 김재호는 두산의 주장이자 주전 유격수를 맡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김재호 특유의 온화한 리더십이 팀의 단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김재호의 포지션인 유격수는 내야 수비를 이끄는 야전사령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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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표팀과 함께 전지훈련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에 도착한 김재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내 역할은 분위기를 재밌게 만드는 것. 제일 먼저 예선 통과가 목표고 그 이후에 더 높은 목표를 세우겠다”며 주장으로서 포부를 밝혔다. 두산의 호주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수염을 덥수룩하게 길러 나타난 김재호는 이날 대표팀의 짐을 직접 나르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키나와 땅을 처음으로 밟는다는 김재호는 23일까지 대표팀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대표팀은 전지훈련 기간 도중 일본 요미우리(19일), 요코하마(22일), LG 퓨처스(21일) 퓨처스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오키나와=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