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세계선수권 500m 37초49 2위 경기 감각-부상 후유증 등 우려 불식… 소치때와 비슷한 성적으로 부진 탈출 “몸상태 70%…기대한 기록 나와 만족” 이승훈, 팀추월 경기중 넘어져 부상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은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한 미소를 지었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드는 그의 표정은 밝았다.
1년 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바로 그 무대에 오른 이상화가 전성기 때의 기량을 회복해 가는 레이스를 펼쳤다. 올림픽 3연패를 향한 자신감을 회복한 게 수확이었다.
이상화는 10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에서 벌어진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49를 기록하며 참가 선수 24명 중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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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상화는 지난해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세웠던 2016∼2017 시즌 최고기록 37초93을 0.44초나 앞당겼다.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경기 감각과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노련하게 이겨냈다.
11조에서 일본의 베테랑 스지 마키(32)를 맞아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이상화는 첫 100m를 10초33으로 통과하며 힘 있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지난해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10초4 후반을 기록한 것보다 빨랐다.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도 빠른 스케이팅으로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이상화는 지난해 종아리와 무릎 부상이 겹치며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대표선발전을 겸한 전국스피드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후 대회에 나서지 않아 체력과 경기 감각 면에서도 부담이 컸다. 이번 대회 입상도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았지만 역시 이상화였다.
이상화는 경기 후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월드컵 4차 대회까지 나만의 스케이팅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기대한 기록이 나와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상 회복 단계에서 2014년 소치 올림픽 1차 시기(37초42)와 비슷한 기록을 낸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첫 100m 기록이 좋게 나왔어요. 옆 선수가 빨랐는데 당황하지 않고 나의 스케이팅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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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