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 ‘라흐마니노프’
라흐마니노프(안재영·왼쪽)에게 인사하는 달 박사(김경수). HJ컬쳐 제공
뛰어난 실력으로 주목받던 라흐마니노프가 교향곡 1번에 대해 혹평을 받은 후 3년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등장인물은 라흐마니노프와 그를 치료하러 온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 박사로, 단 두 명이다.
라흐마니노프는 3년간 칩거하며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근다. 달은 그런 라흐마니노프를 한동안 가만히 지켜본다. 시간이 지나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내면의 상처가 차츰 수면 위로 떠오른다. 달이 단순히 라흐마니노프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억눌렀던 아픔과 외로움을 토해내며 서로가 서로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펼쳐진다. 유명한 음악가와 정신의학자가 되고 싶었던 이들의 꿈과 좌절은 인정받기를 갈망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을 건드린다. 배우들은 진폭이 심한 감정의 변화를 매끄럽게 소화했다.
광고 로드중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