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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변수 돌출… 스마트폰 OLED시장 격변 예고

입력 | 2017-02-09 03:00:00



애플이 올해 내놓을 아이폰 신제품 3개 모델 중 가장 상위 제품 1개에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신제품 중 2개 기종에 기존처럼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애플이 아이폰 모든 신제품을 OLED로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인 결과 올해는 OLED와 LCD를 혼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애플이 아이폰7 후속작으로 아이폰7s 같은 일부 개선 모델을 내놓을지, 곧바로 아이폰8 시리즈로 옮겨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 내놓을 3개 기종 중 가장 하이엔드 모델에만 전략적으로 OLED 패널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OLED는 LCD에 비해 선명한 색상 구현이 가능하다. 백라이트 없이 OLED 입자가 자체 발광을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더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고 배터리 소모율도 적다. 구부러진 형태의 디스플레이도 개발돼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에 OLED 디스플레이를 처음 적용해 시장을 주도했다. 지난해부터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하이엔드 제품에 OLED 탑재를 늘렸다.


애플이 신제품 전량에 OLED 패널을 탑재하지 못하는 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현재 연간 2억 대가량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의 96%를 차지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올해 당장 1억 개 이상을 애플에 공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올해부터 3년간 연간 1억 대씩의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은 삼성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OLED 양산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대형 패널에 집중했기 때문에 소형 패널 생산 비중은 낮다.

OLED 채용을 처음 시도하는 애플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 한 곳에 부품 전량을 맡기는 것이 부담이 됐을 수도 있다. 부품이 잘못되면 생산과 매출에 바로 타격을 입는 등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애플은 그동안 한 부품의 물량을 여러 협력사에 나눠 주고 값을 낮추는 ‘멀티 벤더’ 전략을 펼쳐 왔다.

아이폰의 OLED 탑재 소식은 디스플레이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해 왔다. 세계 1, 2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과 애플이 OLED 중심으로 가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시장 전체가 LCD에서 OLED로 완전히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팔린 OLED 스마트폰은 3억8500만 대로, 2015년(2억5700만 대)보다 49.8% 증가했다. IHS는 LCD를 탑재한 중저가 스마트폰은 12억 대 수준으로 정체되지만 OLED 스마트폰은 2020년 7억42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1차 공급 업체로 일찌감치 선정된 상황에서 관심은 2차 공급 업체가 누가 될지였다. OLED 양산 시기를 놓쳐 아이폰 패널 공급을 중단할 위기에 몰렸던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LCD 혼용 결정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2010년부터 애플에 LCD 패널을 납품해 왔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7∼9월)부터 중소형 OLED를 양산할 예정이다.

김동원 KB증권 기업분석부장은 “2020년까지 애플이 원하는 수준의 OLED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과 LG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원 벤더’ 전략을 계속 유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LG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샤프(대만) 저팬디스플레이(일본) 에버디스플레이(중국) 등 해외 제조사들도 잇달아 투자를 늘리며 추격에 나섰지만 OLED 아이폰의 수혜를 당장 입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샤프는 OLED 양산 경험이 없고 저팬디스플레이의 투자규모는 국내 업체들에 한참 못 미친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도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애플이 원하는 품질로 공급하는 데는 4, 5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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