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직후 14조원어치 주식 매입… ‘트럼프 랠리’로 7조원 넘는 수익
지난해 8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70)은 그의 열렬한 지지자인 버핏 회장과 함께 선거 유세를 하다가 이런 ‘이색 공약’을 내걸었다. 대선에서 패배한 클린턴 전 장관은 춤출 일이 없어졌지만, 버핏 회장은 혼자 조용히 어깨춤을 췄을 것 같다. 대선 직후부터 최근까지 총 120억 달러(약 14조400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그는 이른바 ‘트럼프 랠리’ 덕분에 엄청난 수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달 27일 한 토크쇼에 출연해 “우리(버크셔해서웨이)는 대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120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 매수는) 많은 것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는 어떤 주식을 사들였는지, 대선 이후 발생한 총수익은 얼마인지 등을 밝히진 않았다. 미 언론은 “대선 직후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67억 달러(약 7조8390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은 그 (수익) 규모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버핏은 지난해 1∼9월 총 52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매수했는데 대선 직후 3개월도 안 되는 기간에 그 2배 이상(120억 달러)을 주식에 투자했다. 2015년 한 해 동안의 주식 매입 규모도 100억 달러 정도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주식 규모는 총 1025억 달러(약 120조 원)였다고 포천은 전했다.
버핏 회장은 대선 기간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미국 경제의 중장기적 전망은 좋다”며 낙관적 견해를 피력하곤 했다. 그러나 한 토크쇼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연평균 4% 경제성장’ 목표에 대해 “너무 높다. 2% 성장률로도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버핏 회장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내 납세 기록을 다 들고 갈 테니 트럼프 당신도 납세 자료 다 가지고 나와라. 언제 어디서라도 만나자. 그런 다음 함께 국민의 질문을 받자”고 공격하곤 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