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기시장 “공항서 40분” 홍보… 떡메치기-투호 등 다양한 행사 내수 살릴 中관광객 방문 기대감… 외국인 발길잡기 마케팅 분주 정부도 해외홍보 등 총력지원
24일 오후, 인천 남구 신기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김재영 씨(43)는 진열대 앞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설 대목이 실종됐다고 여기저기서 탄식이 들리는 요즘 신기시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시장 한편에서 떡메치기와 투호 등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져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시장이 활기를 띤 건 4년여 전 주차타워를 세우고 시장에 유리 지붕을 씌우는 등 깔끔하게 새 단장을 하고 나서부터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과 40분 거리로 가장 가까운 전통시장이란 점을 내세우면서 외국인 관광객까지 끌어들였다.
전통시장이 백화점, 대형마트보다 경쟁력이 있는 것은 단연 저렴한 가격이다. 올해 설을 앞두고 실시한 조사에서도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설 제수용품 27개 품목의 판매 가격(4인 기준) 조사에서 전통시장은 평균 22만2383원으로 대형마트(29만3001원)보다 23%가량 저렴했다. 특히 채소류와 육류, 수산물은 대형마트보다 26∼35% 더 쌌다.
전국 전통시장들은 설 연휴에 중국의 설인 춘제(春節) 연휴(27일∼2월 2일)까지 겹치자 대목을 잡기 위해 분주하다. 특히 내수 경기 침체로 올해 설 경기가 예년만 못한 상황이어서 상인들이 ‘대륙의 씀씀이’에 거는 기대는 더 크다.
정부도 외국인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쇼핑 관광 축제인 ‘코리아그랜드세일(Korea Grand Sale)’을 20일 개막하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28일까지 이어지는 코리아그랜드세일에는 유통업체와 항공사, 호텔 등 352개사 2만9000개 점포가 참여했다. 주요 전통시장들도 이 기간에 통역요원들을 시장에 배치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를 돕는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춘제 연휴에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대비 34.5% 늘어난 14만 명 정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기청 측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가는 관광지나 체류지 주변의 시장들을 연계해 지역의 대표 시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