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생활자금 신용불량자 4년새 2배 통계 안잡힌 실업자 350만… 일자리 없어 인턴 전전
대학생 A 씨는 입학 뒤 지난해 8월까지 한국장학재단에서 등록금 대출(2300만 원) 외에 생활비 명목으로 450만 원도 대출받았다. 그런데도 식비와 주거비가 바닥날 것을 걱정한 A 씨는 신용회복위원회에 생활비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이미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당장은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 씨는 소액이지만 신용카드 대출을 연체한 전력이 문제 된 건 아닐까 우려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취직 불가능자로 낙인찍히지 않을까 두려웠다.
23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은 ‘등록금 및 생활비 대출 신용유의자 현황’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 중 생활비 대출을 6개월 이상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가 된 ‘슬픈 청춘’이 지난해(11월 말 기준) 5071명으로 4년 전(2427명)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생활비 대출 연체 금액은 2012년 30억 원에서 지난해 84억 원으로 뛰었다.
한국장학재단은 학기당 100만 원인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의 생활비 대출 한도를 올해 1학기부터 150만 원으로 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학생들 빚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에 정부 협의 과정에서 잠정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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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취업을 준비하거나 일주일에 18시간 미만 일한다는 이유 등으로 실업자 통계에서 빠진 이른바 ‘그림자 실업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5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계상 공식 실업자(101만 명)의 3배가 넘는 수치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학원이나 취업훈련원 등에 다니며 취직을 준비하는 사람은 22만7000명에 달했다.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40만1000명, ‘그냥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162만5000명에 이르렀다. 그림자 실업자가 많다 보니 고용률은 2014년에 전년 대비 0.7%포인트 증가했지만, 2015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0.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최예나 yena@donga.com·정지영 / 세종=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