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넣어 돌리라고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에게 알려줬다고 한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관련자들이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다. 해당 문건에는 휴대전화 액정 우측 상단 3분의 1 지점을 집중 타격하고 위치추적이 안 되는 강에 폐기하라고 친절하게 안내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휴대전화가 침수되거나 파손되면 메모리칩을 따로 빼서 복구할 수 있지만 메모리칩 자체가 훼손되면 복구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강이나 바다에 던지는 것이 가장 철저하게 휴대전화 증거를 없애는 방법이라고 한다. 다만 액정 우측 상단 3분의 1 지점을 부수라는 건 잘못된 정보다. 메모리칩 위치는 모바일 기기마다 천차만별이고 그나마 우측 하단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이런 전문적인 방법이 경제학자인 안 전 수석의 머리에서 나올 리는 없다. 디지털 포렌식에 정통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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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