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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홍창의]상봉역 KTX 기점 추진은 건설 취지 망각한 패착

입력 | 2017-01-06 03:00:00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경영대 교수

 올해 개통되는 서울∼강릉 KTX의 출발역을 서울 상봉역으로 한다는 발표가 있자마자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모든 교통 전문가가 용산역이나 청량리역을 출발점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국토교통부만 상봉역이 최선인 양 정해 놓고 엉뚱한 논리를 펴고 있다. 한마디로 국가 시스템의 작동이 멈춰 있는 것 같다. 4조 원이란 돈을 투자해서 만든 철도시설을 휴지통에 그냥 내팽개치려는 정부의 판단 능력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도로보다 폐쇄성이 강한 철도는 기점과 종점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세계 어느 나라나 철도의 기점역과 종점역은 도심에 위치한다. 상봉역은 중랑교를 지나 망우리 방면의 도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는 지상역이다. 춘천을 오가는 수도권 전철이 상봉역에서 시작되기에 얼마나 많은 불편이 있는가.

 청량리역 대신 상봉역을 서울∼강릉 KTX의 출발역으로 변경하면 40분 이상이 더 소요된다. 운행 시간을 단축시키고 열차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직선으로 철도를 건설한 당초 계획이 원인 무효가 되는 셈이다. 상봉역은 환승에 한계가 있다. 7호선과 경의중앙선, 춘천선만 정차할 뿐이다. 서울의 어느 지역에서도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일단 청량리역에 와서 덕소나 용문 방향의 전철을 갈아타고 상봉역에 내려 또다시 강릉 방향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문제는 청량리역에서 탈 수 있는 덕소나 용문 방향의 전철이 출퇴근 시간대에는 1시간에 4번, 그 밖의 시간대에는 1시간에 2번밖에 없다는 것이다. 청량리역에서의 환승 거리를 위한 5분을 허비하고 상봉역에서 환승 거리를 위한 5분을 또 허비하고 엇갈리는 배차 시간을 계산하면, 상봉역은 답이 아니다.

 그리고 올림픽 이후, 하루 15회 KTX를 출발시킨다는 계획에도 이의를 제기한다. 서울∼강릉 KTX의 하루 운영 시간이 18시간이면, KTX를 1시간에 1대꼴도 운행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러면 나머지는 무궁화열차와 화물차로 채우겠다는 속셈 아닌가. 무궁화열차로는 상봉역에서 강릉역까지 2시간 30분 이상이 걸릴 것이다. 여기에 상봉역 손실 시간 40분을 더하면 3시간 10분이 소요된다. 동서울터미널이나 강남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는 게 훨씬 편하다. 왜 서울∼강릉 KTX 철도를 건설했는가.

 선거철만 되면 고속철로 강원 지역 주민의 마음을 들뜨게 해 놓고, 막상 개통되려 하니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저속철로 강등시키려는 저의를 모르겠다. 서울∼강릉 KTX 노선의 출발역은 청량리역이 되어야 한다. 상봉역이 되어서는 절대 불가하다. 그리고 서울∼강릉 KTX 노선의 주력 열차는 무궁화호가 아니라 KTX여야 한다.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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