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바람 타고 中서 큰 인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진출하는 온라인 전용 화장품 브랜드가 늘고 있다. 왼쪽부터 23이어스 올드의 ‘바데카실’, 착한팩토리의 ‘단백질 폭탄 샴푸’, 충전식 헤어스타일링 제품인 ‘스타롤’. 올리브영 제공
올리브영 상품기획자(MD) 안민지 씨(29)는 요즘 틈만 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 두 가지 신조어를 검색해본다. 블로거나 SNS 사용자들이 직접 사용해보고 작성하는 화장품 리뷰를 찾아보기 위해서다. 안 씨는 “온라인 인기 제품이 매장에 없으면 유행에 뒤처진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온라인 동향 파악은 필수”라고 말했다.
온라인 전용 판매로 시작한 ‘B급’ 화장품 브랜드의 돌풍이 무섭다. 주력 제품 한두 개인 무명 브랜드가 대부분이지만, 온라인 입소문 덕에 대형 유통사에서 먼저 찾아와 입점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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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시태그(#) 무기로 ‘훨훨’
대형 화장품 브랜드 사이에서 온라인 전용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해시태그(#)다. 제품을 직접 사서 사용해본 누리꾼들이 해시태그를 달아 SNS에 글을 올리기 때문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입소문이 더욱 힘을 얻는다.
‘23이어즈 올드’의 여드름 화장품 ‘바데카실’이 대표적이다. 누리꾼들이 올린 바데카실 사용 전후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여드름인생템’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도 러브콜을 보내왔다. 올리브영의 제안으로 2014년 7월 전국 4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했다. 지난해에는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했다. 23이어즈 올드 박소진 이사는 “오프라인 매장 입점 2년 만에 매출이 250% 뛰었다”며 “지난해에는 홍콩의 대형 화장품 편집숍인 ‘사사(SASA)’에까지 진출했다”고 말했다.
‘미팩토리’의 ‘3단 돼지코팩’은 SNS에서 ‘#국민코팩’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유명해졌다. 지난해 2월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통망을 넓히면서 출시 1년 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넘겼다. 이 밖에 앞머리를 고정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아이디어 상품인 ‘스타롤’ 역시 ‘#여신템’(여신으로 만들어주는 아이템)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 중국서 먼저 찾는 스타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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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팩토리’의 ‘단백질 폭탄 샴푸’ 인기도 중국 웨이보에서 먼저 시작됐다. 중국 온라인에서 ‘여신 머릿결을 가질 수 있다’고 입소문이 먼저 났고,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 편집 매장에 와서 해당 제품을 찾자 화장품 MD들이 거꾸로 수소문에 나섰다. 뒤늦게 국내 소셜커머스에 입점하면서 지속적인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온라인 ‘무명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업체들의 기술 역량이 높아 마케팅만 잘하면 온라인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화장품 제조업체가 2000여 개로 추정되는 데다 해마다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만큼 화장품 관련 스타트업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