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소감]단편소설
김홍 씨
밤늦게 글을 쓰다가 기분이 이상해질 때가 있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왜 계속 쓰고 있는 거지? 그런 질문을 하다 보면 내 자신이 낯설어진다. 그럼 낯선 사람과 동행하는 기분으로 또 쓴다. 하루하루가 엄청나게 긴데 그날그날 뭘 했는지 생각하면 하나도 모르겠다 싶은 때도 있다. 그러면 또 시간을 지울 요량으로 쓴다. 열심히 써서 언젠가는 읽는 사람을 지구에 남은 마지막 사람처럼 만드는 소설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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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되고 용기가 돼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덜 된 글을 군말 없이 봐준 지원, 윤주 님과 ‘뫙’ 친구들에게 고맙다. 이상한 아들 남보다 오래 키우느라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죄송하고 감사하다. 할머니 사랑합니다.
△1986년 서울 출생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명지대 문예창작과 석사과정 수료
▼ 엉뚱함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화법 빛나 ▼
[심사평]단편소설
오정희 씨(왼쪽)와 성석제 씨.
‘볼셰비키가 왔다’는 근래 보기 드문 문제작이다. 착상이 기발하고 전개는 거침없이 활달하다. 하지만 젊은 세대가 일상적으로 쓰는 속어가 여과 없이 소설의 ‘문장’으로 들어온 것이 선택을 망설이게 했다.
당선작인 ‘어쨌든 하루하루’는 느릿하고 완숙한 화법을 구사한다. 달 탐사 프로젝트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된 대통령이라는 설정부터 엉뚱하지만, 치밀한 세부의 부연으로 그 엉뚱함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바뀌고 독자가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결정적으로 이 작품이 작금의 정치적 상황, 삼류소설을 무색하게 하는 황당한 국면 전개를 통렬하게 풍자한다는 점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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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성석제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