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효·대구경북취재본부장
권 시장은 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진단과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약골 대구 경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성장산업은 기대감을 갖도록 했다. 대구가 오랫동안 변화에 둔감했던 현실을 직시하고 이제라도 10년 앞을 내다보며 하나씩 대비해야 한다는 호소는 절실했다. 대구에 이 같은 미래지향적 태도와 구체적 준비는 그동안 상당히 부족했다.
대구공항 통합 이전에 대한 그의 확신은 설득력이 있다. 국정 혼란과 맞물려 공항 이전이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씻어낼 수 있는 로드맵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새 공항이 대구 경북, 나아가 영남권의 새로운 관문 공항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와 확신은 어정쩡한 구석이 없었다. 기웃거리지 않고 당당하게 대구의 미래를 설계하고 추진하는 이런 ‘자생력’(自生力)이야말로 대구가 기댈 언덕이라는 깊은 고뇌가 느껴진다.
권 시장은 ‘석전경우(石田耕牛)’라는 말을 즐겨 쓴다. 자갈밭을 일구는 소의 우직함을 뜻한다. 이런 자세가 대구의 미래를 치열하게 개척하는 대구의 정신이 됐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릿에는 ‘숫돌’의 뜻도 있다.
시장과 시민이 머리를 맞대 돌밭을 일구며 실력을 갈고 닦는 그릿! 대구의 개방적인 변화와 성취를 앞당기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이권효·대구경북취재본부장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