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세 7월보다 12.86% 하락
금값 하락으로 금 판매가 다시 늘고 있다. 국제 금 시세가 바닥권에 진입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금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7∼9월) 한 돈(3.75g)짜리 금반지와 수저는 100.55kg, 골드바(100g)는 5719.32kg이 팔렸다. 4분기(10∼12월) 들어 28일까지는 한 돈 상품과 100g 골드바의 판매량이 117.83kg과 7661.96kg으로 각각 늘었다. 금 수요가 증가한 것은 가격 하락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 금 가격이 가파른 하락을 이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국채를 추가 발행할 경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달러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부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속도가 붙더라도 중국의 금 수요가 금값 추가 하락을 방어하는 지지선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 국채를 1조 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채 가격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국채를 순매도해 일부를 금 매입에 써 온 중국 중앙은행이 현재 외환보유액의 2%에 불과한 금 보유량을 더 늘려 국채 가격 하락을 방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내년에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인플레이션 유발 정책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실물자산인 금에 대한 매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100달러 아래로 내려가기 어렵다. 내년 하반기 금리가 안정된다면 금값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