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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통 큰 투자’… 날개 단 SK하이닉스

입력 | 2016-12-23 03:00:00

2조2000억 들여 청주에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장 건설… 2019년 완공




최태원 회장

 SK 하이닉스가 2조2000억 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시에 최첨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1위 삼성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낸드플래시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워 본격적인 추격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22일 전 세계적으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결정은 SK하이닉스를 그룹 내 주력 계열사로 키우기 위해 아낌없이 지원을 하라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최순실 게이트’ 여파 속에 미뤄졌던 대기업의 투자가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서서히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낸드플래시 시장 급성장에 대비

 청주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안에 들어서는 이 공장은 대지 면적이 23만4000m²(약 7만900평). 내년 1월 설계에 착수해 2019년 6월까지 반도체 공장 건물과 클린룸(반도체 생산 공간)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비욘드 D램(Beyond D램·D램을 넘어서)’이란 SK하이닉스의 미래 사업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SK하이닉스는 이 공장에서 3차원(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예정이다. 최근 빅데이터, 정보기술(IT)기기 성능 향상 등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낸드플래시 시장은 시장 규모가 연평균 44%씩 급성장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사업구조를 살펴보면 매출 60% 후반대가 D램에 쏠려 있어 상대적으로 낸드플래시 사업 영역이 약점으로 꼽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종합반도체회사를 꿈꾸는 SK하이닉스가 더 이상 낸드플래시 시장 대응에 뒤처질 경우 미래가 어둡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투자”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7∼9월) 기준으로 글로벌 D램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 22.8%로 삼성전자(64.5%)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36.6%), 도시바(19.8%), 웨스턴디지털(17.1%)에 이어 4위(10.4%)에 머물고 있다.

○ SK하이닉스는 SK그룹 성장의 3대 축

 D램과 낸드플래시로 대표되는 반도체 사업은 ‘에너지·화학’, ‘정보통신기술(ICT)’과 함께 SK그룹 3대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다. 최 회장도 지난해 8월 경영 복귀 이후 반도체 사업에 대한 ‘통 큰 투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경기 이천시에서 열린 SK하이닉스 ‘M14 준공 및 미래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총 46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매출은 SK그룹 전체 매출의 13.6%였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따져 보면 한 해 동안 SK그룹 관계사가 벌어들인 전체 영업이익(10조6700억 원)의 절반 이상(5조3400억 원)을 SK하이닉스가 벌어들였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쑤(江蘇) 성 우시(無錫) 반도체 공장의 추가 투자 계획도 밝혔다. 2019년 4월까지 9500억 원을 투자해 클린룸 확장을 진행할 방침이다. 우시 공장은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 D램 생산의 절반을 담당한 최대 생산 거점 중 한 곳이다.

 또 낸드플래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 1월경 미국 데이터 저장장치 전문기업 시게이트와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서동일 dong@donga.com·이샘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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