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 집안싸움 ‘씁쓸’
최근 구글 딥마인드는 중국기원에 알파고와 중국 기사의 대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업체 드왕고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딥젠고도 내년 3월 한중일 최고수와 정식 대회를 갖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인공지능-인간의 대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프로바둑계는 침체 일로를 걸었다. 우선 세계대회에선 2월 강동윤 9단의 LG배 우승 말고는 중국에 참패했다. 특히 4년마다 열리는 응씨배 결승에서 박정환 9단이 탕웨이싱 9단에게 2-3으로 역전패한 것이 컸다. 삼성화재배와 중국 주최 바이링배 모두 중국 선수끼리 결승을 치렀다. 그나마 11월 여자 세계대회인 충룽산빙성배에서 오유진 4단이 ‘3번의 반집승’을 기록하며 우승해 체면치레를 했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11월 유창혁 9단이 한국기원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세계 정상급이었던 기사가 한국기원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오른 건 처음이어서 바둑계의 산적한 난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