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대 산하 창업지원센터>
○ 회사원에서 창업가 된 네 아이 아빠
이스라엘 텔아비브대가 주최하는 경진대회 ‘혁신 해커톤’에 참가한 학생들이 7일 창업지원센터 스타타우 사무실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해커톤은 ‘해커’와 ‘마라톤’의 합성어로,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마라톤을 하듯 오랫동안 집중적으로 특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기존 문제점을 찾아내는 경진대회다. 스타타우 제공
모르긴스틴 씨는 온라인 기반의 소프트웨어 회사에 인터넷 장애가 발생할 때 즉각적인 대처와 재발 방지 등 사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회사를 차리고 싶었다. 온라인 회사의 자체 기술팀은 새벽 시간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데다 사건 보고 등 서류 작업이 복잡해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사고 관련 지식을 공유하지 못해 회사 정보기술(IT) 담당자가 바뀌면 같은 사고가 반복됐던 경험도 창업 아이디어의 착점이 됐다.
스타타우에서 창업 교육을 받은 그는 온라인 장애가 발생하면 관련 정보가 자동 입력되고 원인과 해결책을 분석해 주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1년 동안 개발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온라인 회사를 잠재 고객으로 삼고 6개월 동안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 가서 고객의 수요를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10월 ‘엑시전스’라는 클라우드 기반 온라인 서비스 긴급 복구 지원 회사를 차렸다.
“창업하려면 개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직접 듣고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을 짚어 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스타타우에서 배웠습니다. 직원이 6명인데 온라인 회사여서 사무실이 필요 없어요. 고객과 회의할 필요가 생기면 스타타우로 와서 하지요.”
○ 내년부터 스타트업 크게 키우는 교육도 시작
일반인을 대상으로 100일 동안 팀 단위로 창업을 집중 교육하는 ‘엘리트 론치’도 있다. 2∼4명이 한 팀이 돼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배우는데, 리더 마케터 기술자 등으로 각자 역할 분담이 확실한 팀만 참여할 수 있다. 개발자만 3명으로 구성된 팀이라든가 1인 창업가는 교육받을 수 없다. 스타타우의 교육 담당 엘리야 엘론 디렉터(24)는 “기술 개발, 마케팅, 재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팀이 제대로 된 기업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을 마친 예비 창업가들은 투자자에게 사업을 설명할 수 있는 발표 기회를 갖는다. 스타타우와 연계된 벤처투자회사나 개인투자자는 이들의 발표를 듣고 보완해야 할 점을 두루 지적해 준다. 최근 이 프로그램 출신이 설립한 스포츠 경기 주요 순간 재생 기술 기업 ‘프리디’가 인텔에 인수되기도 했다. 이 밖에 중국이나 아랍 등 특정 시장을 겨냥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여성 예비 창업가를 위한 코스도 있다.
스타타우는 내년부터 이미 투자를 받아 회사를 차린 창업가에 대한 교육을 시작한다. 지금까지의 창업 교육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방안과 투자처 유치에 주력했다면 이젠 이미 세운 회사를 크게 키우는 역량을 강화해 창업을 통한 경제 융성이라는 본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엘론 교육 담당 디렉터는 “주로 기술 개발자인 창업가에게 제대로 된 경영 방식을 가르치면 스타트업 창업 성공률을 현재의 5%에서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텔아비브=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