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입대전 마지막 앨범 ‘메이드 더 풀 앨범’ 출시한 그룹 ‘빅뱅’
내년 2월 탑을 필두로 차례로 입대하게 될 남성그룹 빅뱅. 리더 지드래곤은 제대 후 계획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멋있어야 한다는 게 저희 모토다. 그럴 자신 있다면 다녀와서도 (함께)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왼쪽부터 대성, 승리, 태양, 탑, 지드래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인터뷰) 들어가기 전에 가위바위보 해서 이긴 사람이 쉬고 나머지 네 명이 주로 말(답변)하기로 짜기도 했어요.(웃음)”(지드래곤·리더)
이만하면 ‘이제는 말할 수 있다’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 YG 사옥에서 빅뱅의 다섯 멤버를 만났다. 격세지감. 데뷔 당시 고작 만 18세였던 탑이 성장해 멤버 중 가장 먼저 입대(내년 2월 9일)한다. 한 살 차이로 늘어선 다른 멤버들도 군복무를 앞뒀다. 이날 발표한 빅뱅 3집 ‘MADE THE FULL ALBUM’은 이들의 마지막 음반이 될지도 모른다. 멤버들은 “영영 미뤄질 수도 있었다. 복잡 미묘한 감정이 섞인 앨범”이라고 했다.
“(탑) 형 군대 가기 전까지 맘에 드는 곡들이 안 나왔다면 안 냈을 것 같아요. (모두가 제대 후) 다시 돌아왔을 때 메이드(MADE)시키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지드래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의 뮤직비디오가 초심 같은 것으로 칠해졌나 보다. 시간이 멈춘 듯한 1980, 90년대풍 거리가 배경.
“속된 말로 병맛 같은 느낌을 원해 철물점과 옛 간판 앞에서 촬영했어요. 뉴욕 할렘가가 우리에겐 멋진 거리인데 그분들 입장에선 그냥 집 앞이잖아요. 입장 바꿔 생각해 봤어요.”(지드래곤)
“우리가 동네 양아치들처럼 나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거든요.”(탑)
“평범한 남자로서 30대에 접어들며 느끼는 불안과 회상을 담아봤죠.”(지드래곤)
빅뱅은 얼마 전 본보의 ‘아이돌 20주년’ 설문조사에서 역대 최고의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뽑혔다. 소감이 궁금했다. 지드래곤이 잠시 머뭇대다 입을 뗐다. 반문이었다. “…근데 다음 설문조사는 언제 하실 거예요?” 10년 뒤? 그러자 그는 안개 낀 앞길을 바라보는 청춘의 낙관, 밑도 끝도 없지만 왠지 미더운 그것과 같은 색깔로 답했다. 10년 전 그는 친구들과의 가위바위보에서 진 어떤 고등학생이었다.
“…그때까지도 그 자리(1위)에 있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