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 조형준
현대무용수 조형준은 춤을 좋아하지만 언제까지 출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요. 씨름 선수, 한국무용수 등을 거쳐 이 자리에 왔잖아요. 5년 뒤에는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중학교 때 그는 씨름 선수였다. “맛있는 것을 많이 사준다”고 해서 시작했다고 한다. 프로야구 삼미 슈퍼스타즈 포수 출신인 아버지의 핏줄을 타고난 덕분인지 운동 신경은 좋았다. 도 대회에 출전해 상도 몇 차례 탔다. 그러나 반에서 최상위권 성적이던 그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 씨름을 그만두고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춤을 좋아하던 그는 스트리트 댄스나 재즈 댄스를 배우고 싶어 했지만 당시 고향인 경남 창원에는 무용학원이 한국무용을 가르치는 학원밖에 없었다. “무용학원에서 그런 춤도 가르쳐주는 줄 알았죠. 원하던 춤은 아니었지만 재미있었어요.”
26세 때 부상으로 제대로 연습을 하지 못한 데다 한국무용에 대한 흥미를 잃으며 춤을 그만두려 했다. 그때 잠깐 수업 시간에 경험했던 현대무용을 떠올렸다. “이왕 춤을 그만두더라도 현대무용을 한 번 해보고 그만두고 싶었어요. 자유로운 움직임에 끌렸거든요.”
하지만 어디서 배우고, 춰야 할지조차 몰랐다. 그는 2010년 안무가 정영두 공연 오디션에 무작정 지원했다. 결과는 합격. 그는 이어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정영두 공연에서 처음으로 현대무용가로 설 수 있었다. 2014년에는 국립현대무용단 단원으로 합격했다.
그는 몸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과 안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애순 전 국립현대무용단장은 “어떤 동작도 잘 소화한다”고 말했다.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안 되는 동작은 안 하고, 되는 동작만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로 시작하는 노래 아시죠? 부르다 보면 비행기가 나오고 소나무가 나와요. 아무 연관이 없는 것 같지만 연결되죠. 인생도 그런 것 아닐까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