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등 호흡기 건강 관리법
맞벌이하는 딸 내외를 대신해 세 살배기 손자를 돌보는 주부 임모 씨(57)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 동네 의원이 독감, 폐렴 진료를 받으러 온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뤘기 때문이다. 습도를 유지하는 게 독감 예방에 좋다지만 가습기를 틀자니 찜찜하다. 이런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겨울철 호흡기 건강 유지 방법을 호흡기·감염내과 전문의들과 알아봤다.
○ 때 이른 독감 유행, ‘최순실 게이트’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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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이 이른 시기에 돌기 시작하면 그 겨울엔 총 환자 수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2011∼2015년 독감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연평균 52만 명이었지만 유행주의보가 비교적 이른 1월 2일에 발표된 2014년엔 1∼3월에만 80만 명이 넘었다. 보건 당국은 예방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는 데 2∼4주 걸리기 때문에 이달 안에 백신을 맞을 것을 권장한다. 노인과 생후 6∼12개월 영·유아는 보건소에서 백신이 소진되기 전까지 보건소에서, 생후 6∼12개월 영·유아는 다음달까지 병·의원에서 무료로 준다.
올겨울에 환자들에게서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는 모두 A(H3N2)형으로, 현재 병·의원에서 놓아주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종류다. 지난해 국내에서 유행했던 A(H1N1)형과 B형은 아직 한 건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동한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장은 “특정 바이러스형이 유행하면 예방접종을 통해 집단 면역이 생겨 이듬해에는 감염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 영·유아-노인 환자 폐렴으로 악화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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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다. 사람이 많은 장소를 피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줄이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게 상책이다. 신선한 과일을 자주 먹어 비타민을 보충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면역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관지 내 섬모는 외부에서 들어온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데, 공기가 건조하면 점액이 말라 이 같은 작용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깨끗하게 관리할 수만 있다면 가습기로 습도를 40∼60% 정도로 유지하는 게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가습기 사용이 정 꺼려지면 젖은 수건, 빨래를 방에 널어 두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