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조업 중국어선이 최근 해경 단속에 대비해 선체에 날카로운 이중 쇠창살을 설치하는 등 점점 요새화되고 있다. 이는 해경이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공용화기 사용 등으로 강경 대응에 나서자 문을 잠그고 버티는 성벽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는 지난달 30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 남서쪽 137㎞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5척을 검거할 당시 일부 어선 선체에 섬뜩한 이중 쇠창살이 설치돼 검거작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5일 밝혔다. 해경 단속대원들이 진입을 하지 못하도록 한 위 아래 이중 쇠창살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불법조업 중국어선의 쇠창살은 3~4년 전에는 긴 쇠파이프를 간간이 설치하는 수준이었다. 이후 선체에 철판을 둘러 해경 대원들의 진입을 막는 방식으로 변화됐다. 하지만 1~2년 전부터는 쇠창살 끝에 날카로운 날이 세 개 있는 삼지창을 장착했다. 일부 불법조업 어선은 삼지창을 용접으로 고정시켜놓거나 1~2m간격으로 촘촘하게 꽂는 등 해경 단속을 24시간 대비하고 있다.
해경은 최근 검거된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조타실 뒤에만 문이 있는 형태로 변화됐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일부로 좌우 옆문을 없앤 것인지 아니면 선형 변화로 뒷문만 설치한 것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해경 관계자는 "쇠창살이 설치된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단속이 시작되면 무조건 조타실 문을 걸어 잠그고 중국 측 해역으로 달아나는 성벽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나포하는 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