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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여군장교 출신 김정아씨, 발명대회 최고상

입력 | 2016-11-25 03:00:00

세면기 막힘 없앤 밸브로 대통령 표창




23일 ‘2016 생활발명코리아’ 시상식에서 북한 여군 장교 출신인 김정아 통일맘연합회 대표가 출품한 ‘속 시원한 세면기’로 대통령상(1등)과 상금 1000만 원을 받았다. 왼쪽은 최동규 특허청장. 특허청 제공

 7년 전 입국한 탈북 여성이 1만9000여 명이 참가한 ‘2016 생활발명코리아’ 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인 김정아 씨(40)는 특허청(청장 최동규)이 주최하고 한국여성발명협회(회장 조은경)가 주관한 이 대회에 ‘속 시원한 세면기’를 출품해 23일 대통령표창과 1000만 원의 장려금을 수상했다.

 김 씨의 발명품은 화장실 세면기 밸브를 개조해 머리카락이 뭉쳐서 막히던 현상을 없앤 것이다. 그는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세면대 막혔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100개가 넘고 머리카락을 분해한다는 독성 세제도 수십 종류나 출품돼 있는데, 이번에 수상한 밸브를 설치하면 머리카락이 걸릴 염려가 없다”고 말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생활발명코리아대회는 심사위원과 누리꾼의 점수를 합산해 1등을 선정하는데 김 씨의 발명품은 실용성과 환경 문제 등을 모두 해결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씨는 북한군 여군 장교 출신으로 황해북도 은파군에 주둔한 8·15훈련소 여성기계화장갑보병대대에서 부중대장(중위)을 지냈다. 2009년 한국에 온 뒤엔 통일맘연합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중국 등지에서 아이와 생이별한 탈북여성들을 돕고 있다.

 그는 “저 자신이 태어난 지 3일 만에 남의 집에 입양돼 자랐기 때문에 누구보다 혈육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돈을 벌면 더 많은 탈북여성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