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다이어트 어떻게
최근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대신 지방 섭취를 늘리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이 유행하고 있다. 사람들은 비만의 주범인 지방을 마음껏 먹으면서도 살을 뺄 수 있다는 점에 열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살이 빠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효과가 없고 건강만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처럼 편한 다이어트를 찾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든 다이어트 유행 사례는 이전에도 많았다. 닭가슴살, 쇠고기 등 육류를 주로 먹는 ‘황제 다이어트’, 삶은 달걀과 블랙커피, 자몽 위주로 섭취하는 ‘덴마크 다이어트’, 과일이나 채소, 고기 중 한 가지 식품만 정해서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 하루 16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는 ‘간헐적 단식’이 대표적이다.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지언정 공통적으로 특정 음식만 먹거나 굶기 때문에 영양 불균형, 요요현상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오상우 동국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다수는 자신이 골고루 먹는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식단을 조사해보면 채소, 과일을 거의 먹지 않는 등 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만 치료 환자들에게 식단 일기를 작성하도록 권장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식단을 복기하는 것만으로 자신이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식단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것. 식단 일기가 번거롭다면 스마트폰으로 자신이 먹는 것을 촬영해두는 방법도 있다.
살을 빼고 싶다면 더 많이 움직이고 덜 먹으면 된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종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칼로리다. 미국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는 일반 남성이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의 약 5배에 달하는 1만2000kcal를 먹지만 훈련량이 워낙 많아 살이 전혀 찌지 않는다. 통상 하루에 필요한 열량보다 500kcal(밥 한 공기 반 분량) 적게 먹으면 1주일 동안 0.5kg가량 감량할 수 있다.
건강까지 생각한다면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 아이스크림, 흰쌀, 흰빵 등 당이 높은 식품보다는 잡곡밥, 정제되지 않은 곡물로 만든 빵을 먹는다. 또 우리나라 식단은 기본적으로 탄수화물 비중이 높아 의식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되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게 좋다. 술은 체내에서 지방 산화를 방해하기 때문에 최대한 안 마시는 게 좋다.
오 교수는 “자신의 식단과 생활습관을 꼼꼼히 돌아보기만 해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혼자서 하기 어렵다면 병의원, 보건소를 찾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