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햄 파이터스. 사진제공|니혼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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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NPB) 니혼햄은 ‘이도류(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27)의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고구속 165㎞에 이르는 빠른 공과 140㎞대의 포크볼을 던지고, 20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공격력까지 갖춘 오타니를 두고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라고들 한다. 이번 일본시리즈의 키플레이어로 꼽힌 것은 당연했다. 등판하지 않는 날에도 언제든 타석에서 힘을 보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니혼햄은 29일(한국시간) 히로시마 마쓰다줌줌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와 일본시리즈 6차전에서 10-4의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1~2차전을 내준 뒤 3~6차전을 내리 따내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트레이 힐만 현 SK 감독이 지휘하던 2006년 이후 10년 만의 일본시리즈 제패다. 오타니는 1차전에 선발등판해 패전투수(6이닝3실점)가 됐지만, 시리즈 전적 2전패로 끌려가던 3차전 연장 10회 끝내기안타를 터트리며 분위기를 반전하는 등 5경기에서 타율 0.375(16타수6안타)를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는 3홈런7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브랜든 레어드의 몫이었다.
니혼햄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주목해야 할 부분은 또 있다. 오타니 한 명이 아닌 선수 전원이 합심해 이뤄낸 결과라는 점이다. 타선의 짜임새는 완벽했고, 마운드는 탄탄했다. 정규시즌에 활약했던 선수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결정적인 순간에 터졌다. 니혼햄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젊은 선수들을 주전급으로 키워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니시카와 하루키, 나카시마 타쿠야, 곤도 겐스케가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배경이다. 부동의 리드오프 요 다이칸이 주춤했지만, 니시카와와 나카시마가 테이블세터로 완벽하게 자리 잡으면서 고민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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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전을 잡아내며 1984년 이후 32년 만의 일본시리즈 제패를 꿈꿨던 히로시마는 뒷심 부족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크리스 존슨~노무라 유스케~구로다 히로키의 1~3선발을 받쳐줄만한 선발자원이 부족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올 시즌이 끝나고 현역 은퇴를 선언한 구로다는 7차전 등판이 예정돼 있었지만, 시리즈가 6경기 만에 끝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구로다는 “야구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보다는 경기에 졌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며 아쉬워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