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막내리는 쇼핑관광축제
급하게 진행됐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지휘 아래 준비 기간이 넉넉해 기대를 모았다. 유통업체뿐 아니라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249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는 지난해 참여 업체(92곳)보다 2.7배로 늘어난 수치다.
한 달 동안 소비자의 주목을 끌었던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소비절벽’을 막은 의미 있는 행사라는 평과 함께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재고떨이 행사’였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행사 초반에는 주요 백화점에 사람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는 모양새였다. 첫 일주일 동안 유통업체의 매출은 작년 대비 10.1% 안팎으로 성장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번에는 작년과 달리 준비 기간이 충분해 3개월 이상 협력업체들과 특별 할인 품목을 조율할 시간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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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불만을 제기했다. 일부 ‘미끼 상품’을 제외하면 대개 재고 위주이고 어떤 상품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언제든 싸게 살 수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직장인 김지영 씨(34·여)는 “행사장에서 작년 이월 상품만 파격 세일을 하고 올해 신상품은 전혀 할인이 없더라”라며 “교외 아웃렛에서 팔던 것을 시내 백화점으로 들인 기분”이라고 말했다.
세일 시점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중국 관광객을 의식해 국경절(10월 1∼7일)이 있는 10월에 맞추다 보니 파격 할인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패션업체의 경우 10월은 제값에 가을겨울 신상품을 팔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11월 넷째 주 금요일)와 영국의 박싱데이(12월 26일)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연말 세일 시점을 겨냥해 파격적인 할인이 가능하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요즘의 똑똑한 소비자들은 단지 많은 업체가 참여하고, 할인 폭이 크다고 해서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면서 “수준 높은 브랜드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등 질적인 수준을 높이고, 문화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