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딸이 SNS를 통해 가족과 친엄마, 그리고 미국 유학 생활을 공개했다. 평범한 10대의 감수성이 놀랍도록 솔직하게 드러난 질문과 대답들.
현재 오빠(18)와 함께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한 보딩스쿨에서 유학 중인 정양은 6월 중순부터 ASK.FM 활동을 시작했다. SNS상의 그녀는 당당하고 거침이 없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올리는(대부분 과시하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대신 ASK.FM이라는 채널을 통해 대중의 무차별 질문 공세에 스스로 뛰어든 점도 그렇고, 어떤 질문이든 그것이 아주 사적인 부분이라도 건너뛰지 않고 대답하려 노력하는 모습도 읽힌다. 반말로 질문하는 사람에겐 반말로, 존댓말로 질문하는 사람에겐 존댓말로 대답하는 센스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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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은 ASK.FM에서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로 가족을 꼽았지만, 사람들이 그녀에게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 역시 가족과 관련된 것이었다. 아빠에 대해선 ‘멋있고 엄청 자상하지만 화나면 무섭다’, 오빠에 대해선 ‘장점이 많고 은근히 잘 챙겨준다’, 어릴 때 자신을 키워준 고모(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는 ‘정말 착하고 좋은 분’이라고 설명했다. 새엄마인 플루티스트 한지희 씨에 대해선 ‘잘해주시는 분, 새엄마랑 친엄마랑 다르긴 다르지. 근데 나는 지금 내 엄마를 새엄마라고 부르기도 미안한 게, 이제까지 나한테 진짜 지금 엄마처럼 사랑으로 대해준 사람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의 코멘트를 종합하면 오빠에게 특히 많이 의지하고 있었으며, 세 살배기 쌍둥이 동생들에 대한 사랑도 깊은 듯 보였다. 또 사람들이 자신을 재벌가의 일원으로서가 아니라 평범한 학생으로 봐주기를 바라는 바람도 읽혔다. ‘너도 행어 쫙 있는 백화점 VIP실 같은 데서 쇼핑해?’라는 질문엔 ‘내가 그냥 다니지. 뭘 상상하는 거야 대체ㅋㅋ’라거나, ‘퍼스널 쇼퍼가 있을 줄 알았다’는 말에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다!’고 답한 대목도 있다. 쇼핑보다 치킨·라면·떡볶이를 좋아하고, 한때 연예인 연습생을 꿈꾼 적도 있으며, 미술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정양의 좌우명은 ‘착하게 살자’다. “뼛속까지 착한 사람, 막 착해서 멍청해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 소녀, 매력적인 어른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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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