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뿐 아니라 정부조직 개편, 경제정책, 외교 등 국정전반에 관여하는 등 국정을 농단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하야 여론이비등하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앞서 24일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받아보고 수정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언론 보도 후 최 씨가 정부조직 개편, 경제정책, 외교 등 국정전반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하야가 이틀째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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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도 같은 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현재 실시간 검색어 1~2위도 탄핵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탄핵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하야는 유례없는 일이 아니다.
우리 헌정사에서 하야한 대통령은 총 3명이다. 대한민국 1호 하야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다. 1960년 ‘3·15 부정선거’로 국민들을 분노케 한 이 전 대통령은 그해 4월 19일 계엄령 선포를 통해 자유당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무력 진압했지만, 성난 여론에 못 이겨 결국 같은 달 26일 하야 후 미국 하와이로 망명했다.
윤보선· 최규하 전 대통령은 군부의 강압에 의해 하야했다. 1960년 제 4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 전 대통령은 같은 해 5·16 군사정변이 발생한 후에도 대통령직을 수행했지만, 군부와의 갈등으로 두 차례 하야를 반복한 뒤 1962년 3월 22일 최종 하야했다.
역대 마지막 하야 대통령은 최규하 전 대통령이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후 최 전 대통령은 그해 12월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12월 12일 전두환 등이 일으킨 군사쿠데타로 실권을 잃었고 1980년 8월 16일 하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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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