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김태훈 지음/308쪽·1만6000원/남해의 봄날
빵 이름을 듣다 보면 “성심당!”을 외칠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대전의 터줏대감이자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이 토종 빵집이 탄생하고, 고비를 맞았다 다시 일어선 과정을 차근차근 담았다.
6·25전쟁 당시 흥남부두에서 구사일생으로 남으로 내려온 임길순은 1956년 밀가루 두 포대를 밑천 삼아 대전역 앞에 천막을 치고 찐빵 장사를 시작했다. 빠듯한 벌이에도 불구하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빵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임길순은 흥남부두에서 기적적으로 배를 탈 수 있게 되자 “이번에 살아남을 수 있다면 평생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아들 임영진은 단팥빵과 소보로, 도넛이 합쳐진 히트상품 튀김소보로를 개발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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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이익의 15%를 성과보수로 지급하고 하루 생산량의 3분의 1(매달 3000만 원가량)을 기부하는 성심당은 나눔과 성장이 함께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모든 이에게 이롭게 하십시오.’
이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애쓴 과정과 풍성한 결실을 지켜보노라면 빵 하나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기적이 가능함을 깨닫게 된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