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민통선지역 철책-초소 네이버-다음 지도, 영상 서비스… 흐리게 처리한 곳도 쉽게 알수있어 軍 “업체와 협의해 제공중단 검토”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거리뷰’ 서비스를 위해 2015년 12월 촬영한 인천 강화군 전망대로 사진. 최전방 군사보호지역이자 민간인통제구역인데 붉은 실선 부분의 철조망만 흐릿하게 지워 놓아 초소와 철조망의 위치를 알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해병대 2사단은 “이곳은 거리뷰 같은 360도 촬영이 금지된 곳”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거리뷰 캡처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곳인데도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 지도 서비스의 ‘거리보기’ 기능으로 이 지역을 자동차를 타고 운전하듯 360도로 볼 수 있다. 이곳뿐만 아니라 군사시설의 보안 조치를 엉성하게 처리해 초소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등 수도권 접경지역의 공간정보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지도의 ‘거리뷰’를 통해 강화도 민통선 검문소 이북 지역 사진을 고해상도로 제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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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인 카카오의 포털 다음은 ‘로드뷰’에서 경기 파주시 자유로를 따라 늘어선 임진강 하구 철책의 보안 처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내부 보안규정에 따라 군사시설은 볼 수 없도록 조치해야 하지만 철책은 그대로 둔 채 초소만 흐리게 처리해 초소 위치와 철책의 구성을 쉽게 알 수 있다. 이곳은 북한 개풍군과 3km 남짓 떨어져 있다.
문제는 일반 지도와 달리 거리보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관리감독 기준이 없다는 것. 네이버와 카카오 양 사 관계자는 “거리보기는 지도가 아니라 자체 심의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도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과 ‘국가공간정보기본법’을 바탕으로 국토지리정보원이 국가정보원 등의 심의를 거쳐 국가안보에 중요한 시설은 보안 처리를 하지만 거리보기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군 관계자는 “민통선 등 군사통제구역은 남북이 어느 정도 정보를 다 공유하고 있고 현실적으로 다른 통로를 통해서도 다 알려진 만큼 지금 와서 이를 못 보게 막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문제가 된다면 각 포털과 협의해 더이상 서비스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손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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