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연구진, 쥐 체세포 이용해 만들어 멸종위기동물 복원 등에도 활용가능
난자는 생명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재료로 쓸 수 있어 과학계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국내에선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팀이 배아줄기세포 연구 중 인간 난자를 공여자의 동의 없이 실험용으로 사용해 윤리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하야시 가쓰히코(林克彦) 일본 규슈대 교수팀은 쥐의 꼬리세포를 역분화시킨 줄기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난자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18일자에 실렸다.
광고 로드중
하야시 교수팀은 연구과정에서 일반세포를 생식세포로 만드는 점에서 가장 큰 곤란을 겪었다. 난자와 같은 생식세포는 염색체 수가 일반세포의 절반인데, 실험과정에서 일반세포의 염색체를 딱 절반으로 분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우선 줄기세포를 난자세포 이전 단계인 ‘원시생식세포’로 만든 다음, 난자를 만들어내는 ‘난소 세포’와 함께 배양했다. 이 결과 원시생식세포가 염색체를 절반으로 줄이는 ‘감수분열’ 과정을 겪으며 비로소 난자 형태로 자라났다.
이번 연구결과를 접한 이건수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체세포를 염색체 수가 절반뿐인 생식세포로 분화시키는 일이 어려운 것인데, 그 과제를 해결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연구를 이끈 하야시 교수는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불임 치료에 사용하거나 멸종위기 동물을 복원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결과가 멸종위기 동물 복원에 유용하게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수빈 동아사이언스 기자 sb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