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실업자 3명 중 1명이 4년제 대학 졸업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장기 불황으로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가 줄면서 고학력 실업자의 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7~9월) 기준 실업자는 총 98만5000명으로 이 가운데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가 전체의 32.0%(31만5000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졸 실업자 규모가 3분기 기준으로 30만 명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전체 실업자에서 4년제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사상 최대다. 전문대 졸업자를 포함할 경우 3분기 전체 실업자 중 대졸자 비중은 무려 44.5%에 이른다.
전체 실업자 중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 비중은 계속해서 빠르게 늘고 있다. 외환위기의 여파로 1999년 3분기 전체 실업자는 133만2000명에 달했지만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 비중은 12.1%에 불과했다. 이 비중은 2008년 20.5%로 20%대에 진입했고, 올해 30%를 넘어섰다.
괜찮은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근로시간이 짧은 초단기 근로자는 늘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사업체 운영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비용 부담이 큰 상용직 대신 아르바이트생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취업시간별 취업자'를 보면 일주일 근로시간이 1~17시간인 취업자는 올해 3분기 기준 134만3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만1000명 늘었다. 2011년 3분기(154만 명) 이후 가장 많다. 초단기 근로자는 증가율도 높다. 올 3분기에 전체 취업자가 1.2% 증가하는 동안 초단기 근로자는 7.2% 늘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