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17일 창립 30주년
《 SPC그룹(당시 샤니)이 1986년 서울 반포에 제과점 파리크라상 1호점을 열었다. 이 제과점은 국내에 등장한 첫 프랜차이즈 빵집이다. SPC그룹이 17일로 창립 30돌을 맞으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빵집 역사도 30년을 넘기게 됐다. 파리크라상에 이어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속속 생겨났다. 프랜차이즈 빵집은 순식간에 성장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진출도 시작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빵집이 이른바 ‘동네 빵집’을 위협한다는 비판도 터져 나왔다. 》
○ 학창시절 가슴 설레는 낭만의 장소
17일로 국내 첫 프랜차이즈 빵집 법인이 생긴 지 30주년을 맞는다. 1990년대 급성장한 프랜차이즈 빵집은 2000년대 이후 해외 진출을 시작해 뉴욕 파리 등에서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1988년 서울 광화문에 문을 연 파리바게뜨 1호점(위쪽)과 1998년 가맹점사업 초기의 뚜레쥬르 매장. SPC·CJ푸드빌 제공
SPC그룹이 성공을 거두자 같은 해 10월에 크라운제과가 크라운베이커리를 세우며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7년에는 새로이 CJ가 뚜레쥬르 1호점을 내면서 프랜차이즈 시장이 급속하게 확대됐다.
1990년대 이후 일상생활에서 빵을 주식으로 먹는 사람이 늘면서 제빵 프랜차이즈는 호황을 이뤘다. 여기에 외환위기를 전후해 퇴직자들이 빵집 창업에 뛰어들면서 매장은 급속도로 늘어났다. 특별한 제빵 기술이 없어도 표준화된 빵을 공급받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내 시장 침체로 해외 진출 가속화
2000년대 이후 제빵 프랜차이즈업계는 시련을 맞기도 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와 동네빵집의 반발 등이 원인이었다. 업체들은 대안을 해외에서 찾기 시작했다.
○ 골목 상권 위협한다는 지적도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때문에 골목 상권이 위협받는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2013년 동반성장위원회는 제과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3년 동안 동네 빵집의 500m 이내에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새로 열 수 없게 했다. 올해 초 제과점업 재지정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재연됐지만 결국에는 중기적합업종으로 다시 지정됐다.
점포 수 제한을 받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은 브랜드 다양화를 꾀하고 가맹점주와 공정거래 협약을 맺는 등 새로운 전략을 내놓고 있다. SPC그룹은 7월 미국 뉴욕의 명물로 꼽히는 ‘쉐이크쉑’ 버거와 국내 프랜차이즈 독점 계약을 맺고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에 1호점을 열었다. 뚜레쥬르는 가맹 분야에서는 최초로 가맹점주의 계약갱신요구권을 20년간 보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 협약을 맺기도 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