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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한반도 全해역서 ‘불굴의 의지’… 北도발 응징 메시지

입력 | 2016-10-11 03:00:00

[한미 해군, 대규모 연합 훈련]美 核항모도 참여… 15일까지 진행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예고하는 움직임을 보여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한미 양국 군이 처음으로 동·서·남해에서 동시다발적인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해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한미 양국 군은 이번 훈련에 ‘2016 불굴의 의지(Invincible Spirit 2016)’라는 이름을 붙이고, 훈련 명칭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응징 의지를 과시했다. 한미 양국 군은 천안함 폭침 이후인 2010년 7월 동해에서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이 참여한 가운데 ‘불굴의 의지’ 훈련을 벌였다.

 10일 해군에 따르면 이날 부터 엿새에 걸쳐 진행되는 ‘불굴의 의지’ 훈련이 한반도 전 해역에서 실시된다. 미국은 이번 훈련에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제공하는 대표적인 핵우산인 10만3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CVN-76)을 투입했다. 로널드레이건함은 승조원만 5600여 명, 길이 약 333m, 갑판 면적은 축구장 3배 크기인 1만8210m²에 달하는 초대형 항공모함으로 슈퍼호닛(FA-18) 전투기, 그라울러(EA-18) 전자전기, 헬기 등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하고 있다. 중소 국가 전체 공군력에 맞먹는 전력 때문에 ‘떠다니는 군사기지’라고 불린다. 미군은 로널드레이건함을 호위할 순양함, 이지스 구축함 등 함정 7척을 투입했다. 한국 해군도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 한국형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3200t급), 호위함인 경기함(2300t급)을 비롯해 유도탄고속함 등 함정 40여 척을 투입했다. 수중에 숨은 북한 잠수함을 잡을 해상초계기 P-3(한국 해군), P-8(미 해군) 등 대잠 전력과 한국 공군 주력 전투기 KF-16, 미 육군 아파치 헬기 등도 대거 투입됐다.

 특히 한미는 이번 훈련 기간에 해군 함정에 장착된 순항미사일 등을 이용해 유사시 북한 지휘부 시설 및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훈련도 진행한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있을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북한에 경고했다. 7일 국정감사에서 대량응징보복(KMPR)을 두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선제타격이 가능하다고 답변한 것과 달리 이순진 합참의장이 “선제타격이 아니다”라고 혼선을 빚었던 것을 정리한 셈이다.

 또 이번 훈련에선 수중의 북한 잠수함을 탐지 및 파괴하는 대잠수함전, 북한 전투기나 수송기를 함정의 함포나 미사일 등을 이용해 타격하는 대공전, 북한 잠수함이나 전투기가 한미 연합군의 핵심 전력인 핵추진 항공모함에 공격을 시도하는 것을 방어하는 항모호송작전, 북한 특수부대를 태운 공기부양정 등 후방으로 침투하는 특수전력을 격멸하는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 훈련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다.

 한편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이 미군 전략폭격기 B-1B가 6, 7일 한반도 주변 상공을 비행했다고 8일 주장한 것에 대해 정부 소식통들은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건 사실이며 모의탄을 이용한 사격 훈련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과 21일 B-1B 두 대가 괌 앤더슨 기지에서 잇달아 전개된 데 이어 한 달간 세 차례나 B-1B가 한반도에 투입돼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다. 특히 이번엔 북한 지휘부 시설 등 핵심 시설을 타격하는 사격 훈련으로 강도 높은 응징 의지를 보여줬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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