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부당 일감 심사보고서 보내
9일 재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녀 현아, 원태, 현민 씨가 총수 일가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회사인 싸이버스카이(기내면세품 위탁판매 및 광고 대행)와 유니컨버스(콜센터 운영·시스템 통합 등 정보통신업)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7월 송부했다. 또 다음 달 전원회의를 소집해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아 씨는 공식 직함이 없고, 원태 씨는 대한항공 부사장, 현민 씨는 대한항공 전무로 재직 중이다.
○ 투자 대비 수익률 700%대
광고 로드중
한진그룹이 대한항공을 통해 싸이버스카이와 유니컨버스를 부당지원하는 동안 3남매는 42억 원을 투자해 모두 319억 원의 수익을 가져갔다.
2000년 싸이버스카이를 13억 원에 인수한 3남매는 2007∼2013년(2011년 제외)까지 배당금으로만 47억7024만 원을 받았다. 이들은 또 공정위가 지난해 5월 일감 몰아주기 관련 조사를 벌이자 6개월 뒤인 11월 주식 전량을 대한항공에 팔면서 49억 원의 매매차익도 봤다. 배당과 차익을 포함한 총수익금만 97억 원이고, 투자 대비 수익률은 무려 746.2%이다.
3남매 등 총수 일가는 유니컨버스에 29억 원을 투자해 2012∼2015년까지 모두 15억 원을 배당받았다. 또 올 4월 유니컨버스의 콜센터 영업 부문을 한진정보통신에 넘기면서 207억 원을 챙겼다. 배당과 매매차익을 합친 총수익금은 222억 원이며, 투자 대비 수익률은 765.5%에 달한다.
○ 다음 달 전원회의 때 제재 수위 결정될 듯
광고 로드중
관건은 3남매를 검찰에 고발할지 여부다. 총수 일가를 고발하기 위해서는 총수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를 직접 지시하거나 관여한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사무처는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대한항공의 계열사 부당지원에 지시하고 관여한 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공정위의 조사에 최대한 협조했고,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 김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