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패션, ICT와 결합 가속도
10일 선보이는 현대백화점의 온라인쇼핑몰 ‘더현대닷컴’의 가상현실(VR) 스토어. 경기 부천시 중동점 5층 남성매장에 실제로 간 것처럼 구경하고 물건을 골라 구입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중동점 남성매장 전체를 VR로 만들어 온라인쇼핑몰 ‘더현대닷컴’에 내놓는다고 9일 밝혔다. 올해 8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판교점에 ‘나이키’와 ‘아디다스’ 매장의 VR 스토어를 연 데 이어 VR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다. 안경처럼 VR 기기를 쓰면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것처럼 이 매장, 저 매장을 ‘앉아서’ 돌아다닐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만의 쇼핑 경험을 온라인으로 옮겨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VR 산업이 미래의 신(新)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에 있는 유통과 패션업계는 VR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쇼핑과 같은 ‘사용자 경험’을 높이기 위해서다. 정부도 적극적이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VR 산업 육성을 위해 5년 동안 405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해 관련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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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6월에는 프랑스 럭셔리 기업인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자사 패션쇼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디오르 아이’라는 VR 기기를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도 삼성물산 패션부문, SK네트웍스의 타미힐피거 등이 VR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채팅 로봇 기술도 미래 쇼핑산업을 변화시킬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인터넷과 연결된 냉장고에서 먹을거리를 쇼핑하고, 옷장에서 옷을 사는 식이다. 올해 삼성전자가 선보인 스크린 달린 냉장고 ‘패밀리 허브’에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채팅 로봇의 줄임말인 ‘챗봇’은 전화보다 문자메시지를 좋아하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IT이다.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품을 검색하고, 주문하고, 상담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서는 인공지능을 갖춘 대화형 로봇 기술이 필요하다.
올해 5월부터 인터파크, 11번가 등 인터넷쇼핑몰이 속속 챗봇을 도입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중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이달 말 ‘헤이봇’이란 이름으로 첫 챗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챗봇은 ‘안녕 헤이봇’ ‘구매내역을 알려줘’ 같은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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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