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카트린 그리브 지음/프레데리크 베르트랑 그림/권지현 옮김/44쪽·1만1000원·씨드북
때론 그 거짓말을 정당화하기 위한 거짓말을 또 하는 경우도 생겨요. 거기서부터는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거짓말을 위한 거짓말이 반복됩니다. 그 때문에 받는 마음의 짐은 더 큰 무게로 스스로를 짓누릅니다. 그렇게 자신과 세상을 온통 거짓으로 채우게 되는 일, 거짓말이란 그런 것입니다.
주인공 옷은 물론이고 표지를 가득 채운 ‘빨간 점’이 바로 거짓말들입니다. 처음엔 아주 작고 눈에 띄지 않았던 빨간 점은 끊임없이 아이를 따라다니게 되지요. 학교에 따라와 선생님 얼굴을 가리는가 하면 욕실과 방안 가득 수를 늘렸다가 온 몸을 압도할 만큼 커져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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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과 똑같은 무게로 압박하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조심스레 무슨 일인지 물어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아이들 거짓말이란 게 정작 터뜨리고 나면 별거 아닌 경우가 많으니까요. 거짓말 때문에 경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감정 덕에 아이는 부쩍 자라나지요. 식욕도 금세 돌아옵니다. 앞표지 면지(표지 안쪽)와 뒤표지의 면지를 비교해보세요. 새빨간 거짓말은 어느 새 맛난 완두콩으로 변했답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