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구 와이낫스튜디오 실장
상업광고 포토그래퍼에서 반려동물 전문 포토그래퍼로
"못보던 모습 찾아줬을때 가장 기뻐"
거대한 몸집과 얼굴에 순수한 두 눈망울이 매력적이었어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프리카에 가서 기린과 야생동물들의 다큐멘터리 사진촬영을 하면서 살아 보면 어떨까해요."
서울 군자동에 위치한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 '와이낫스튜디오'. 뽀글뽀글한 파마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이형구(사진) 실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 실장은 원래 이영애와 임수정, 싸이, 김연아, 송승헌 등 톱스타들과 작업을 하던 상업광고 사진작가였다. 10년간 그 분야에서 일하다 2014년 와이낫스튜디오를 차렸다.
반려묘 하늘이의 꾐에 빠지다
이 실장이 반려동물 분야로 빠져든 것은 4년 전 반려묘 하늘이를 시험삼아 찍으면서다.
하늘이는 올해 9살이 된 페르시안 수컷 고양이다. 처음 보는 반려동물들이 숱하게 스튜디오를 들락날락하지만 이 실장이 작업하는 것을 아는지 방해한 번 하지 않았다.
하늘이 사진을 고양이 커뮤니티에 올려봤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러다 지인들 강아지를 차례차례 찍게 됐는데, 동물들도 사람처럼 각자 나름대로의 표정과 생각이 뷰파인더에 잡히더라구요.
가슴 설레이는 사진들이 한 두장씩 나오면서, 개인 스튜디오 오픈을 하게 된다면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반려동물 사진 촬영 전문 와이낫스튜디오이고, 오픈한 지 벌써 2년 반이 어느새 지나갔다.
그 짧다면 짧다고 할 시간 동안 반려동물들은 물론 동물병원들과, 반려동물 관련 행사 사진들을 전부 담아 냈다.
이미 업계통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올해초 부산시수의사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것 역시 2년 반 동안의 치열한 삶의 한 기록이다.
교감, 자연스러움, 순간포착
개나 고양이를 찍을 때도 노하우가 있을까. 있다. 이 실장은 크게 3가지를 든다.
첫째, 교감.
반려동물 사진을 찍을때는 찍는 이와 반려동물 사이에 일종의 유대감이 형성돼야 검고 큰 카메라와 밝은 조명, 촬영 공간 등에 익숙해지기 쉽다고 한다. 그 호흡으로 촬영을 하면 더 멋진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반려동물과 함께 가족 사진을 촬영할 때는 보호자와 반려동물과의 정과 사랑, 배려, 온기가 느껴지는 따뜻한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 노력한단다.
둘째는 자연스러움.
"스튜디오에서도 집과 같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스튜디오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30분 이상 놀게 하죠.
쉬아와 응가도 하고 공놀이도 하고, 간식도 먹으며, 이곳 저곳 냄새도 맡고. 그런 연후에 촬영에 임합니다."
마지막으론 순간포착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은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순간을 잡아내기가 참 어렵다.
멋진 장면을 잡아 냈는데 손에 휴대폰이 없을 때가 더 많다. 이는 전문 사진사라도 예외가 아니다.
"모델이 사람이 아니라서 연출하기 힘든 부분들이 사실 더 많습니다.
그 순간이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기 힘든 장면들, 예를 들어 기지개, 하품, 웃음 등등이 참 많죠.
다소 요령이 생기신다면 예측하며 순간포착 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군요."
늘 보는 반려동물의 모습이라도 선명한 사진이면 누구라도 좋아한다고 한다. 포토그래퍼로서 듣고 싶은 말은 따로 있다고 한다.
"대다수 보호자님들은 자신의 반려동물 사진을 보게 되면 아주 기뻐하며 좋아해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분 좋은 말은 평상시 보지 못한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과 표정을 찍었다고 얘기를 들을 때입니다."
만일 전문 사진관에 가서 촬영했는데 늘 보던 모습이라면 좀 더 찍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그가 반려동물 사진을 찍으면서 만나본 보호자들은 대부분 마음이 따뜻했다고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게 되면 모든 이들이 선해진다고 해야할까.
이런 분들이 슬쩍 음료 등을 주고 갈 때 반려동물 사진 찍기를 잘했다고 흡족해 하는 그는 바보같은 총각 반려동물 포토그래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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